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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계 첫 일상적 예방요법 허가 받은 혈우병 B 치료제 ‘릭수비스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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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계 첫 일상적 예방요법 허가 받은 혈우병 B 치료제 ‘릭수비스’

입력
2016.12.26 20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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릭수비스
릭수비스

출혈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. 작은 출혈은 인체 내 지혈 메커니즘이 작동해 곧 지혈돼 별 문제가 없다. 그러나 피가 멎지 않는 혈우병 환자에게 출혈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. 혈우병 환자는 일상생활을 하다 저절로 출혈되기도 하고, 출혈로 관절이 손상되고 생명까지 위협 받을 수 있다.

혈우병은 지혈 메커니즘 가운데 혈액 안에 응고인자가 부족해 생기는 출혈성 질환이다.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선천성, 유전성 돌연변이로 발생한다. 20~30%에서는 가족력이 없어도 돌연변이로 나타날 수 있다. 드물게 후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.

발생률은 남성 5,0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. 혈액 내 부족한 혈액 응고인자 종류에 따라 주로 혈우병 A(VIII 인자 결핍)와 B(IX 인자 결핍)로 나눠진다. 고전적 혈우병이라 불리는 혈우병 A는 전체 환자의 80~85%나 된다.

스티븐 크리스마스라는 5살배기에게서 첫 발견돼 ‘크리스마스 병’이라 불리는 혈우병 B는 환자의 10~15%를 차지한다. 한국혈우재단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에 2,303명의 혈우병 환자가 있으며, 이 가운데 409명이 혈우병 B 환자다(혈우병 A는 1,654명).

혈우병 A와 혈우병 B는 질환의 증상과 위중도가 비슷하지만, 혈우병 B 환자 수가 적어 문제 인식이 낮고,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도 적어 유지요법 비율이 혈우병 A보다 낮은 등 치료를 충분히 받고 있는지 의문이 있었다.

보통 혈우병은 부족한 응고인자를 보충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. 지난 6월 보험 적용되면서 국내 출시된 혈우병 B 치료제 ‘릭수비스’는 세계 최초로 출혈을 예방할 수 있는 일상적 예방요법(유지요법) 적응증도 받았다. 일상적 예방요법은 출혈이 없어도 응고인자를 주기적으로 투여해 출혈을 최소화하는 요법이다. 이 요법은 반복적인 출혈을 줄여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게 만들고, 출혈로 인한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데 필요하다.

릭수비스를 유지요법으로 주입하면 혈우병 B 환자의 출혈 빈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. 임상시험 결과, 릭수비스를 사용한 유지요법 환자군은 유지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보다 연간 출혈률이 79% 줄었다. 유지요법을 시행한 만 12세 이상 환자군의 43%, 만 12세 미만 환자군의 39%가 연구기간 동안 출혈이 생기지 않았다. 릭수비스의 유지요법은 혈우병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.

릭수비스는 출혈이 생겼을 때 이를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. 출혈이 생긴 만 12세 이상 환자에게 릭수비스 1~2회분만 투여해도 출혈이 85% 억제됐다. 만 12세 미만 환자에서도 출혈이 89% 줄었다. 또한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96%가 지혈효과를 ‘우수’ 또는 ‘좋음’으로 평가했다. 아울러 릭수비스 임상에 참여한 환자 99명은 1만4,018회에 걸쳐 릭수비스 투여해도 심한 알레르기 반응(아나필락시스)이나 항체 생성, 혈전 형성 등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.

권대익 의학전문기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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